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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드라마 악의 꽃, 완벽한 믿음을 흔드는 잔혹한 진실

by 둠바라냐 2023.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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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 지 14년이 되었고 결혼하여 딸과 함께 살고 있지만 여전히 신혼처럼 서로 사랑하는 부부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사랑하던 남편이 연쇄살인마로 의심되는 상황이 온다면? 외면하고 싶은 진실 앞에서 두 사람의 사랑과 믿음, 의심과 추적이 함께 뒤엉키기 시작합니다.

드라마 악의 꽃
악의 꽃 드라마 포스터

스릴과 사랑이 함께하는 감성스릴러

금속공예가로 일하며 공방을 운영하는 백희성은 가정적이고 다정다감한 남편이자 아빠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은 과거가 있었습니다. 18년 전 연쇄 살인사건의 관련인물이었고, 피의자로 수배 중 어떤 상황을 계기로 원래의 신분을 숨기고 백희성이라는 다른 사람의 이름과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릴 적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아내인 지원에게는 이를 숨기고 사랑을 학습하고 연기하며 살고 있습니다. 지원을 만나기 전의 인생은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폭풍우 속의 불안한 돛단배 같은 인생이었지만, 한 여자를 만난 뒤 드디어 고요를 찾았고 어렵게 얻은 고요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아내를 속일 수 있고, 죄의식은 없습니다. 자신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자신이 연기가 아니라 진심으로 아내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본인만 모르고 있습니다. 차지원은 강력계 형사입니다. 예리한 감과 직업의식을 가지고있으며 능력까지 있는 유능한 형사입니다. 하지만 일터 밖에서 남편과 딸, 가족에게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사랑꾼입니다. 희성을 열렬히 사랑하던 그녀가 18년 전 일어난 미궁의 살인사건을 수사하게 되면서, 남편의 과거를 의심하게 됩니다. 몰래 파헤칠수록 겹겹이 쌓여있는 남편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지금까지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에 믿었던 마음만큼 고통받습니다. 상처받을 것을 알지만 진실을 알고자 하는 욕구를 이기지 못하고, 진실을 알게 될수록 파국으로 향한다는 것을 알지만 계속해서 확인하고자 합니다. 이 드라마는 가장 믿고 사랑했던 두 사람 사이의 믿음과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사랑의 본질이 뭔지, 다른 사람과 결합으로 자신의 세계가 더 풍성해지며 달콤하지만 그 이면에 다른 진실이 있다면, 믿었던 강도만큼 고통이 따르게 됩니다. 고통스러운 충돌을 통해서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고, 삶의 의욕과 사랑에 관한 믿음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두 주인공을 통해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처절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주조연 배우들의 멋진 연기와 감각적인 연출

 이준기는 힘을 빼고 감정을 꾹꾹 눌러담으며 백희성 그 자체를 완벽하게 표현했습니다. 발음과 발성은 완벽에 가까웠으며, 한 인간의 아픔과 상처를 너무나 잘 표현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남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도록 만듭니다. 문채원 또한 자신의 역할에 완전히 몰입하여 극에 완전히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감정 연기뿐 아니라 동적인 역할 또한 소화해서 인생캐릭터를 만들어냈습니다. 가장 인상 깊은 캐릭터는 살인범을 연기한 김지훈이었습니다. 기존의 왕자 같은 이미지를 벗고 너무나 실감 나는 이중적인 악역 연기로 극 밖에서 김지훈 배우를 볼 때도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드라마의 전개도 빠르고 감각적인 연출과 뛰어난 몰입감을 줍니다. 다소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결말까지 완벽에 가까운 서사를 보여주었으며, 마지막 회까지 긴장감을 유지한 채로 자연스럽게 끌고 갑니다. 서스펜스 멜로라는 보기 힘든 장르를 멋지게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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