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 리뷰

미스터 션샤인 절절하지만 깔끔하고 담백한 슬픔

by 둠바라냐 2023. 2. 9.
반응형

2018년 7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방영했던 구한말을 배경으로 하는 tvN의 토, 일 드라마입니다. 현재 넷플릭스에서도 시청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 미스터선샤인 포스터
미스터선샤인 포스터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PD의 합작

 쓰는 작품마다 흥행을 일으키는 김은숙 작가와, 그녀의 작품 중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를 함께 작업했던 이응복 PD가 3번째로 함께 호흡을 맞추는 작품입니다. 주연 배우는 '이병헌'과 '김태리'가 함께 캐스팅되었습니다. 약 430억의 제작비가 사용되었는데 이 중 70% 정도인 300억은 넷플릭스에서 투자받았다고 합니다. 이병헌은 아이리스 이후에 9년 만의 드라마 출연작이며, 영화 '아가씨'로 데뷔하여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김태리의 첫 드라마 출연작입니다.   

그 격동의 시기, 시대의 고뇌

 일제강점기 직전의 20세기 초 한성은 동양과 서양이 공존하던 불안정한 시대였습니다. 미국은 필리핀을 식민지로 얻는 조건으로 조선을 일본에 넘기는 밀약을 체결합니다. '가쓰라 태프트 밀약'으로 날개를 얻은 일본은 조선을 핍박하기 시작합니다. 조선의 사대부 집안의 영애로 태어난, 백성 모두의 '애기씨' 고애신의 조선은 힘없이 계속해서 부서져 내리기만 합니다. 애신을 포함한 조선의 아름다운 청년들은 내 주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공간을 지키기 위하여 조선을 지키기 위해 일본에 맞섭니다. 당시 대한제국의 풍경을 실제와 흡사하게 묘사했으며, 시대의 사회상과 고뇌를 치밀하게 다룬 작품입니다. 이 드라마로 인하여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배우들의 열연 또한 엄청난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주연 배우들뿐만 아니라 조연들의 연기도 주목받을 만큼 훌륭합니다. 드라마에서 침략자인 일본은 매우 악랄하고 교활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피해자인 조선도 결코 긍정적인 모습으로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조선의 억압적인 실상과 후진한 사회 구조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그 부분 때문에 호불호도 있는 듯하지만 실패했던 과거를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의 체제 때문에 상처 가득한 과거를 지닌 등장인물들

 주요 인물들은 하나같이 조선에서의 상처나 마음의 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극 중에서는 이 상처들이 조명되면서 각자에게 고통을 준 사회를 나서서 지킬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 의문은 제기되는 선에서만 끝나지 않으며 극의 후반부로 진행되면서 대답과 결론을 분명하게 제시합니다. 작중 주연들은 모두 결론을 내립니다. 끝내 조선을 위해, 고애신을 위해서 싸우기로. 특히 유진과 동매는 자신들의 국가이자 사회에서 버림받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그 공간만큼은 지키고자 굳은 결심을 하게 됩니다.

  • 고애신 (김태리) : 조선에서 최고의 계급인 기득권층이지만 조선의 전근대적 체제 때문에 여자라는 이유로 사회 진출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자기 계발이나 교육의 혜택도 눈치를 보면서 살아야 했습니다.
  • 김희성 (변요한) : 역시 최고 기득권층에 속하는 양반이지만, 지위를 남용해서 온갖 악행을 저지른 자신의 조부와 친부 때문에 깊은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 유진 초이 (이병헌) : 사회 최하층 계급인 노비의 아들로 조선에서 태어나 주인 양반의 핍박을 받으며 목숨이 위태로운 위기를 겪다가 미국으로 건너가서 밑바닥에서부터 노력해 미군이 되고, 미국인의 신분으로 대성하여 조선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 구동매 (유연석) : 마찬가지로 사회 최하층 계급인 백정으로 태어나 온갖 멸시와 차별, 학대에 시달리다가 일본으로 도망가 장성하여 조선으로 들어옵니다.
  • 쿠도 히나 (김민정) : 친일파 아버지에 의해 일본인 부호에게 팔려 갔다가 미망인이 되어 조선의 '글로리 호텔' 사장이 되어 돌아옵니다.
방영 당시에 역사 왜곡의 논란이 있었다고 합니다. '김남희'라는 배우도 다시 보게 되었는데요, 일본인 연기를 소름이 끼치게 잘해서 당시에는 잘 안알려져 있던 배우라 시청자들이 진짜 일본인을 캐스팅한줄 알았다고 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또한 주연배우 이병헌의 과거 사건때문에 특히 여자분들은 시청을 꺼리는 경향을 많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장점을 나열하자면, 정말 연기 구멍이 없습니다. 드라마의 장면 장면을 공들여서 찍었다는 것이 보입니다. 고급스러운 연출이 돋보입니다. 특히 유연석이 연기한 구동매라는 캐릭터에 완전히 빠져게 되었습니다. 차갑고 무자비한 낭인으로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나쁜 남자인듯 하지만 여성을 보호해야 할 존재로 여기며 여성에 대한 배려도 넘치고, 한 여성만 사랑하는 순정남입니다.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들도 입체적으로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한국사람이라면 꼭 보았으면 하는 드라마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