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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이미테이션 게임 천재의 숙명인 세상과의 불화

by 둠바라냐 2023.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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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영국을 배경으로 하며, 실존 인물인 앨런 튜링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나치 독일의 암호기인 에니그마를 해독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이미테이션 게임 베네딕트 컴버배치
베네딕트 컴버베치 포스터

고독을 친구 삼은 천재에게 몰입되다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영국에서 나치 독일의 공습이 시작된 가운데 런던의 시민들은 연일 이어지는 공습으로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한편, 앨런 튜링은  영국 정보기관인 SIS의 기밀 프로젝트에 참가하기 위해 인터뷰를 참석합니다. 자신이 게임과 퍼즐을 좋아하고 에니그마 해독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으니 자신을 받아달라고 설득합니다. 그렇게 튜링은 기밀 프로젝트에 소집되어 팀에 투입됩니다. 어렸을 적부터 남들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따돌림당했었던 과거가 있는데, 프로젝트팀에서도 겉돌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독자적으로 해독에 매달립니다. 그러던 중 기계로 암호화된 메시지를 해독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아닌 기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복호화에 필요한 기계를 만들기 위해 설계를 시작합니다. 제작에는 10만 파운드라는 고액의 비용이 필요한데 팀원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그의 제안은 팀장에게 매번 거절당합니다. 튜링은 계속해서 항의하지만 상관인 해군 중령은 규율과 명령을 지키며 지휘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이라며 들어주지 않습니다. 결국 튜링은 영국 총리에게 편지를 몰래 배달하고, 총리인 윈스턴 처칠은 그의 손을 들어주며 팀장으로 교체됩니다. 팀장이 된 튜링은 언어학자 동료 두 명을 쓸모없다고 판단하고 즉시 해고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어려운 십자 낱말 퍼즐을 신문에 게재하고 퍼즐을 푼 사람들을 대상으로 팀원을 새롭게 채용하는 계획을 세웁니다. 본인도 8분이 걸리는 어려운 퍼즐을 5분 34초 만에 풀어낸 사람이 나타납니다. 그의 이름은 조안 클라크로 새로운 팀원으로 합류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독은 성과가 없었습니다. 어마어마한 지원금에도 진전이 없자 상부의 인내심은 바닥나고, 중령은 한 달이라는 시간을 주고, 그때도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면 팀을 해체하고 기계를 부수겠다고 선언합니다. 궁지에 몰린 튜링에게 새로운 팀원인 클라크는 딸을 걱정하는 부모님 때문에 곧 떠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이에 튜링은 남편이 있으면 부모님이 걱정하지 않으시지 않겠냐고 말하며 그 자리에서 전선으로 만든 반지로 청혼합니다. 약혼 후 해독에 전념하던 그는 어느 날 펍에서 결정적인 실마리를 얻게 됩니다. 해독에 성공한 튜링은 독일군이 해독 사실을 알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당장 이 사실을 알리자는 팀원들을 만류합니다. 팀원인 피터는 해독한 작전 정보를 알리지 않는다면 해군인 자기 형이 당장 죽을지 모른다며 애원하지만 튜링은 들어주지 않습니다. 결국 정보부는 영국 정부, 연합군, 영국군 모두를 속이는 첩보작전을 펼치면서 암호를 풀지 못한 척하며 중요한 정보만 이용하겠다는 입장을 취합니다. 에니그마의 메시지를 해독하던 중 튜링은 존의 책상에서 성경을 발견하는데, 존이 소련에 정보를 흘리는 간첩이라는 것을 알게됩니다. 하지만 존은 튜링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약점이 잡힌 튜링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존은 거짓말을 하며 튜링을 간첩으로 몰아갑니다. 결국 튜링은 자신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서 존을 고발하게 되지만 멘지스는 자신이 소련에 역정보를 흘리기 위해서 일부러 알고도 놔둔 것이라고 알립니다. 결국 튜링이 존이 간첩인 것을 알고 있었다는 이유로 역으로 간첩으로 의심받는 상황이 되었고, 자신 때문에 위험에 처할 클라크를 위해서 일부러 그녀에게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상처를 주면서 파혼합니다. 전쟁이 끝난 뒤, 집에서 홀로 연구하던 튜링에게 오랜만에 클라크가 찾아옵니다. 튜링은 공황장애로 손을 떨고 있었고, 클라크가 십자 낱말 퍼즐을 같이 풀자고 하지만 이미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상태로 함께 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혼자 남은 튜링은 몇 년 뒤 청산가리가 주사된 사과를 베어 물고 자택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사실과 다른 점

 역사적 오류와 왜곡이 많았습니다. 튜링의 삶을 수동적인 모습으로 묘사한 시나리오 담당자를 비판하는 기사도 나왔었다고 합니다. 실제 튜링은 모든 일이 끝난 뒤 밝은 모습을 되찾았었고 영화에서처럼 걷기조차 버거워했던 사람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마치 그를 아스퍼거 증후군처럼 묘사하고 있는데, 그 정의는 그의 사후에 정해진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그가 아스퍼거라고 밝혀진 사실은 없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전기 영화를 기대한 사람들은 실망할 수 있습니다. 철저한 고증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것입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기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영화로서 기대를 낮추고 재미로 본다면 만족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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