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 눈이 즐거운 영화

오스카 수상 감독인 기예르모 델토가 고전 동화인 피노키오를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한 뮤지컬 영화로 재탄생 시켰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 애니메이션 촬영 기법의 하나로 물체를 조금씩 움직여 가면서 촬영하는 과정을 반복해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효과를 주는 기법입니다.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포스터

새로운 버전의 피노키오가 탄생

 배경은 1916년의 이탈리아입니다. 목수 제페토는 마을 성당 안의 예수 목상 제작을 담당할 정도로 인정받는 장인이었습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끼는 아들인 카를로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아들과 함께 성당에서 작업을 하던 중 제1차 세계 대전에서 임무 중이던 폭격기들이 무게를 줄이기 위해 버린 폭탄이 성당으로 떨어지면서 아들 카를로가 사망합니다. 슬픔에 잠긴 제페토는 무덤 옆에 아들이 남긴 솔방울을 묻은 뒤 항상 술에 취해서 세월을 보내게 됩니다. 어느새 솔방울은 커다란 소나무가 되어있었고, 어김없이 술에 취한 날에 그 소나무를 베어 피노키오를 만듭니다. 그날 밤, 푸른 요정이 나타나 피노키오에게 생명을 줍니다. 소나무 안에 살고 있던 귀뚜라미 세바스티안 J. 크리켓은 피노키오의 심장이 자기 집이라며 우기는데, 푸른 요정은 피노키오를 올바른 길로 이끌면 소원을 들어주겠다며 귀뚜라미에게 임무를 줍니다. 아침이 되자 피노키오는 온 집안을 뛰어다니며 소동을 일으킵니다. 부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모습이 약간 섬뜩해 보이기도 합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모든 물건이 신기했고 재미있는 나머지 물건들을 던지고 부수며 난장판으로 만들면서 노래를 부릅니다. 그 모습을 보고 제페토는 기겁해 간신히 피노키오를 창고에 가둬놓고 성장에 갑니다. 미사 도중에 성당으로 난입한 피노키오를 보고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악마의 짓이라며 제페토와 피노키오를 비난합니다. 그날 밤 시장은 신부와 함께 제페토의 집에 찾아와서 피노키오를 학교에 보낼 것을 명령합니다. 다음 날 등교하던 피노키오를 유랑극단의 볼페 백작이 유혹해 전속 계약을 맺고 극단으로 끌고 갑니다. 제페토는 피노키오가 학교에 안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백작에게서 피노키오를 빼앗기 위해 실랑이를 벌이는데, 지나가던 트럭에 치인 피노키오는 첫 번째 죽음을 맞이합니다. 저승에서 푸른 요정의 언니인 죽음의 요정을 만나게 되고, 진짜 소년이 아니기 때문에 죽음이 끝이 아니라며 그를 되살려 줍니다. 병실에서 깨어난 피노키오를 보고 그가 불사의 존재임을 알게 된 시장은 훈련 캠프로 보내려 합니다. 유랑 극단의 백작은 계약서를 보여주며 천만 리라를 지불하라고 협박합니다. 제페토는 황급히 피노키오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홧김에 네가 짐이 되고 있다며 피노키오를 야단칩니다. 그날 밤 침대에서 제페토의 말을 되새기던 피노키오는 아빠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몰래 집을 빠져나가서 극단으로 돌아갑니다. 자신의 수익은 아빠에게 보내달라는 조건으로 극단에 합류합니다. 다음날 피노키오에서 사과하려던 제페토는 피노키오가 극단으로 떠났다는 말을 듣고 길가에 버려진 포스터를 통해 극단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아낸 뒤 피노키오를 찾아 나섭니다. 그렇게 극단에서 공연하며 백작에게 이용당하고, 총에 맞아서 두 번째 죽음을 맞았다가, 전장으로 보내졌다가, 바다괴물에게 잡아 먹혔다가, 우여곡절을 겪습니다. 피노키오를 찾아 헤매는 제페토의 여행길 또한 녹록치 않습니다. 판타지 세계관에서 감독 특유의 몽환적이고 기괴한 분위기를 잘 녹여내 보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이 영화를 꼭 한번씩 시청해보시길 바랍니다.

황홀한 영상이 탄생하기까지

 이 영화를 너무 인상 깊고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바로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손끝으로 빚어낸 시네마'라는 30분의 스페셜 영상도 시청했습니다. 타임 랩스 촬영 과정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인데, 애니메이터들의 대단한 노고를 보며 감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촬영하는데 1000일 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감독과 제작자들이 쏟아부은 예술혼과 수많은 노고를 볼 수 있습니다.이 영상도 정말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