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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가재가 노래하는 곳 웰메이드 영화

by 둠바라냐 2023.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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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아 오언스의 소설 'Where the Crawdads Sing'을 원작으로 하는 미국 영화입니다. 2018년에 발간되어서 뉴욕타임스에서 무료 181주간 베스트셀러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출판되었는데,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는 제목으로 2019년에 나왔습니다.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 포스터

습지 소녀는 누구인가

한 소녀는 어머니에게, 가족들에게, 아버지에게 차례로 버려졌습니다. 아버지는 가정 폭력을 행사하는 폭군이었고, 못 견딘 어머니는 먼저 집을 나갔습니다. 뒤이어 다른 가족들도 한명씩 소녀를 남겨두고 도망갔습니다. 결국 아버지와 둘만 남아서 아버지의 학대를 견디며 살아갑니다. 어느 날 엄마에게 온 편지를 읽고 태워버린 아버지는 결국 떠나버렸습니다. 홀로 남은 소녀는 습지에 지어진 집에서 어린 나이부터 혼자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합니다. 습지에서 홍합을 캐며 자신의 생계를 책임지며 성장해갑니다. 가족만이 그녀를 버린 건 아니었습니다. 습지에서 조금 벗어난 마을의 주민들은 모두 이 불행하고 안타까운 소녀를 불쌍히 여기기는커녕 그녀를 얕잡아보며 마녀사냥을 하고 배척하고 상처를 줍니다. 도움의 손길을 전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녀는 세상과 단절된 채 성장합니다. 외로움을 너무 일찍 배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테이트가 습지 소녀 카야의 마음을 두드립니다. 처음 시작은 호의에서 시작되어 글을 읽는 법을 가르쳐주고, 함께 책을 읽으며 마음을 나누는 친구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점점 더 가까워진 그들은 사랑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습지 지대를 떠나지 못하는 카야와, 대학에 합격하고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야 하는 테이트는 결국 그의 대학 진학으로 결국 이별합니다. 모두에게 버림받았던 아픈 기억이 있는 그녀에게 또다시 꼭 돌아온다는 약속을 해놓고 결국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가 떠난 뒤, 밀려오는 외로움 속에 또 다른 남성 체이스가 적극적으로 다가옵니다. 마음이 확실히 움직이는 건 아니었지만 외롭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에 그에게 곁을 내어줍니다. 카야를 진심으로 아껴주었던 테이트와는 달리 체이스는 전형적인 나쁜 남자였습니다. 약혼녀가 있으면서도 카야를 속이며 관계를 이어 나갔고, 그 사실을 들키고 헤어지자는 카야에게 폭행까지 휘두릅니다. 폭행당하고 두려움에 떨던 그녀는 어머니가 떠난 이유를 처음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체이스가 습지의 높은 탑에서 추락하여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고, 마을 사람들의 근거 없는 소문으로 시작되어 카야가 용의자로 지목되어 법정에 서게됩니다.

강하고 은은하게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법정에서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카야의 어린 시절 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가슴이 아프게 보여줍니다. 일찍이 홀로 서게된 그녀는 누구보다도 자연과 가까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이것이 나중에 그녀가 세상 밖으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희망이 되어줍니다. 그녀의 인생을 아름다운 영상미와 함께 보여주면서 동정과 측은지심이 함께 생기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체이스를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계속해서 추리하게 됩니다. 1950~6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데, 그때의 시대상을 보여주며 백인들에게 차별당하며 눈치를 보는 흑인 부부의 모습과 가정 폭력을 방관하는 분위기 등 사회적인 문제들을 이야기하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각성을 하게 만듭니다. 제목에 걸맞은 서정적인 분위기의 연출과 진행, 아름다운 습지대의 생태계와 자연 환경을 활용한 판타지 같은 영상미와 카야와 테이트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이 로맨틱하게 연출된 점들이 영화에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가슴 아픔과 설렘, 그리고 먹먹함을 동시에 전하는 오랜만에 보는 웰메이드 영화로 추천해 드립니다.

 

'금발이 너무해'의 배우 리즈 위더스푼이 이 책을 소개하면서 단숨에 인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 그녀가 직접 제작을 나서면서 기획부터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작품입니다. 영화의 섬세한 감성은 제작진과 스태프들이 모두 여성이었기 때문에 더욱 극대화된 것 같습니다. 원작 소설을 읽은 사람들도 상상 이상의 풍경과 영상미에 놀랄 수밖에 없는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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