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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로얄드 달의 뮤지컬 마틸다 유쾌하지만 가슴 아프다

by 둠바라냐 2023.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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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행복해지는 영화가 보고 싶을 때

로얄드 달의 뮤지컬 마틸다 넷플릭스 포스터

 

 넷플릭스에 2022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공개되었다. 장르는 뮤지컬, 가족, 코미디, 드라마. 러닝타임 122분. 본래 뮤지컬 마틸다와 영화 마틸다가 꽤 유명한 작품인데, 우리 가족은 영화나 뮤지컬 모두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스토리도 전혀 알지 못한 상태로 시청했다. 모든 아이는 어머니의 배속에서부터 태어난 순간 이후로도 부모의 무한한 사랑과 보호를 받으며 자라난다. 영화의 오프닝에서도 여러 명의 부모와 귀여운 아기들이 등장한다. 모든 부모는 자신의 갓난아이의 작은 행동에도 의미부여 하며 아이가 이런 것을 하면 천재가 아닌가요? 하는 등의 호들갑을 즐거운 노래와 함께 보여주며 유쾌하게 시작한다. 마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연상되는 예쁜 배경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함께 시청한 남편의 뮤지컬 영화 취향은 불호에 가까웠는데, 오프닝 장면에서 다소 유치하다 생각하는 눈치였는데, 남편은 의외로 오프닝을 넘어서 마틸다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하면서부터 매우 흥미를 가지고 보기 시작하였다.

 

교장 트런치불과 마틸다
아이들을 싫어하는 교장 트런치불 (엠마 톰슨)

 

마틸다의 일상은 고난으로 가득하다 

 출산 직전까지 자신이 임신인 줄도 모르는 엄마, 아이의 성별은 무조건 남자일 것이라는 단편적인 생각만 하는 아빠, 태어난 아이에게 온갖 부정적인 단어를 나열하는 전형적인 무식하고 못되고 나쁜 부모에게서 주인공 마틸다가 태어나게 된다. 역시 부모는 자녀 교육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아동 학대에 가까운 수준으로 아이를 방임한다. 그럼에도 똑똑하고 상상력이 뛰어나며 불의를 참지 않는 마틸다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잃지 앟는 당찬 소녀가 주인공인 전형적인 동화의 스토리로 전개된다. 학교에 가야 할 나이가 되었음에도 학교에 보내지 않는 부모. 부모의 방임에도 매일같이 도서관 버스를 드나들며 책을 쌓아놓고 읽었다. 세상의 모든 지식과 지혜를 부모가 아닌 혼자의 힘으로 독학했다. 우여곡절 끝에 학교에 가게 된다. 그러나 집 못지 않게 이상한 학교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외모부터 험악한 교장 '애거사 트런치불'은 과거 해머던지기 챔피언이었다. 교장은 어린 학생들을 강압적인 규칙과 과한 속박으로 거의 아동 학대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학교를 운영한다. 마틸다는 능력이 많은 아이였지만 그중에 하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이었다. 자신의 머릿속에서 거품처럼 떠오르는 이야기를 사실이라고 믿을 만큼 흥미진진하게 전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도서관 버스를 운영하는 펠프스 아주머니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이 마틸다의 몇 안 되는 즐거운 일이었다. 정의로운 마틸다는 교장 선생님에게 좋게 보일리 없었고, 마틸다의 학교생활은 고난의 연속이다. 하지만 천사처럼 상냥한 하니 선생님이 있고, 정의로운 마틸다를 '우상'으로 여기는 고마운 친구들이 있다.

판타지와 잔혹동화의 조화

 마틸다의 가장 특별한 능력은 물건을 마음대로 움직이게 하는 '염력'이었다. 마틸다가 능력을 발휘해서 학생들을 구속하고 강압하는 교장에게 일침을 놓는 과정이 이 영화의 백미이고, 뮤지컬 영화 특성상 화려한 영상미와 노래로 즐거운 판타지를 보여준다. 한편 마틸다가 늘어놓는 서커스 스토리와 부모에게 학대받는 모습, 교장에게 학대당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들 또한 유쾌하게 보여주지만 그 모습이 충격적이어서 이 영화가 한편으로는 가슴 아픈 잔혹 동화로 느껴진다.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다소 무거운 소재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로얄드 달의 뮤지컬 마틸다 속 한 장면
인상적이었던 아이들의 군무와 노래

볼거리, 즐길 거리, 메시지까지 만족스럽다

 어린이 가족 영화지만 메시지와 풍자적인 요소들이 놀랍다. 귀여운 아이들과 기억에 남는 OST들, 현장감을 전하는 화려한 카메라워크와 높은 군무의 수준이 볼만하다. 마틸다가 학교에 처음 등교하며 등장하는 'School Song'의 가사가 A~Z까지의 알파벳 라임을 주며 진행하는데, 원곡은 물론이고 한국어로 번역된 자막까지 라임이 완벽하게 살아나서 특히 감탄하게 된다. 번역가 황석희 님의 번역작은 믿고 본다고들 얘기한다.

 

장르가 Musical이라서 호불호가 나뉠 수 밖에 없겠지만, 배우들의 상당한 연기력과 함께 가족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며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무게감 있는 주제 의식과 가족애로 이어지는 구성으로 뮤지컬 가족 영화로서 부족함이 없다. 마틸다의 팬이고 취향이 맞는다면 매우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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